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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살이 4년차 부부가 집을 구하기까지

요모조모 잘 따져서 결혼 '집' 구하기 - 1

2019.03.22 14:43:56 / 조회수4,881

결혼한 지 어느덧 반년째다.

 

주말의 어느 날, 여유롭게 일어나 점심시간 다 돼서 첫 끼니를 먹고 아이스 커피를 마셨다. 바깥에선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도 들려온다. 갑작스레 더워져서 기온이 높아졌는데도 신이 나나 보다. 오후 약속이 취소됐다. 오늘은 집에서 푹 쉴 수 있겠단 생각에 내심 기분이 좋아졌다. 입욕제를 풀어 몸을 풀고 미처 못다 읽은 책을 읽으리라 계획하니 즐거웠다. 이렇듯 나는 집에서 쉬는 걸 좋아하는 '집순이'다. 남편도 이 정도의 성향을 띠진 않지만, 집만이 제공할 수 있는 편안함과 휴식은 꼭 필요하다고 여기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결혼 준비할 때 집에 가장 높은 순위를 뒀다.

 

 

결혼 준비 중 가장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이는 '집' 마련

 

지금껏 내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삶을 살기 위해 큰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게 결혼이다. 이때 현명하고 후회 없이 준비하기 위해선 돈을 잘 쓰는 게 중요했다. 이에, 결혼선배들의 예산안을 꼼꼼히 둘러봤다. 결혼한 3쌍의 예산안은 저마다 달랐다. 결혼식장과 신혼여행, 혹은 예물에 따라서도 비용이 천차만별이었다. 그래도 집엔 많은 돈을 썼다. 집은 중요하다. 결혼한 뒤 배우자와 내가 오래도록 살아야 하는 가장 중요한 공간이니까. 그렇기에 많은 시간을 들여 찾고 고려한 뒤 선택하는 게 맞다. 그러나 집을 구하는 건 정말 낯설고 어려운 일이었다. 우리 모두 자취 경험이 없었으며 부모님 곁을 떠나 지내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결론만 말하면 우린 지금 사는 집에 만족한다. 30년간 단 한 번도 '집'을 구해본 적 없어 집 구하는 게 고민인 이들에게 우리 사례가 좋은 참고가 됐으면 한다.

 

 

아파트 vs 빌라. 상대방과 충분히 상의해 결정했다

 

우리는 연애 시절에 결혼 얘길 자주 했었다. 이때 결혼 이후 처음으로 같이 살 집을 어떻게 정해야 할지 많은 대화를 했다. 우선 나는 결혼을 준비하게 되면 부모님 도움을 많이 받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모은 돈을 바탕으로 준비하는 게 옳다고 여겼다. 참고로 2018년 4월 기준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4억4,850만 원이다. 4년 전과 비교해 약 1.5원 가까이 뛰어올랐다. 이미 2년 전부터 4억 원을 돌파했었다. 그러니 각자 모은 돈에 최대한 빚 없이 집을 구할 경우, 아파트보단 저렴한 빌라를 선택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었다. (서울 지역의 신축 빌라는 1평당 약 6-700만 원대로 전세 가격이 형성돼있었다. 30평형대를 구하더라도 2억 원이 조금 넘었다. 게다가 이미 8년 전부터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의 중형 아파트를 장만하려면 월급 12년 치를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혼 이후 아껴 가며 재산을 모으고, 주거지를 바꿔 가는 작은 환상도 있던 터라 더욱 상관없었다.

 

그에 비해 남자 친구는 절대적으로 아파트를 선호했다. 무리해서라도 아파트에서 살고 싶다고 했다. 본인은 아파트 외 다른 거주지에서 살게 될 경우 주차 문제, 쓰레기 재활용 등이 걱정된다고 했다. 자신이 한 번도 다뤄보지 않았던 문제인 만큼, 상황이 벌어지면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입장이었다. 남자 친구는 평소 내 얘기엔 지지해주는 편이었으나 집 문제만큼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꽤나 완강한 태도였기에 계산기를 두드려봤다. 현실적으로 4년 차 서울살이 직장인에게 4억 원이 어디 있을까 걱정이 됐다. 예상보다 비용이 더 들기에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했다. 결국 양가 부모님 의견을 포함해 결론을 내기로 했다. 각 부모님께서는 아파트가 좋겠다고 하셨다. 남자친구가 우려한 여러 이슈에 공감하셨기 때문이다. 구하는 데 비용이 더 들면 본인들의 도움이 필요하면 그러겠노라 하셨다.


우리는 그렇게 아파트를 구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참고로 전셋집을 구한 건 최대 10억 원 정도의 서울 지역 아파트를 매매할 수 없었고 훗날 청약통장을 활용해 집을 얻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거주 지역을 결정했다

 

남자친구와 나는 같은 동네에 거주하는 사이였다. 우리가 사는 곳은 살기 참 좋은 동네다. 서울의 어떤 지역에도 치우쳐 있지 않아 교통이 편리했다. 각종 영화관과 대형마트 등 편의 시설이 모두 걸어서 10분 내에 있었다. 근처엔 너른 공터와 관내 주민 체육관과 얕은 언덕도 있어서 운동하기도 좋았다. 문제는 출퇴근 시간이 오래 걸리는 동네였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집은 직장과 가까운 곳에서 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다행히 서로의 직장도 지하철 10분 거리에 있었고, 자녀 계획을 급히 세우진 않아도 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각자 일터가 먼 부부는 대개 중간에 구하거나, 혹은 비용 및 상대방 편의를 고려해 특정한 곳에 터를 잡기도 한다.)


우리는 그렇게 직장 근처의 동네에 있고 가진 예산에 적합한 아파트를 구하기로 결정했다. 동네와 주거 형태도 결정 했으니, 이젠 비용에 맞는 곳을 찾는 게 남았다. 결혼식까지 9개월 남았을 때였다.

 

 

틈 날 때마다 시세 정보를 검색했다


본격적으로 아파트 정보를 알아보기 시작했을 때다. 주위 사람들이 아파트 시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앱 서비스를 알려줬다. 전국의 모든 아파트 시세를 가감 없이 볼 수 있다고 했다. 지금껏 포털에서 검색할 줄만 알았지, 아파트만 전문으로 검색되는 앱을 사용한 건 처음이었다.

 

 


'호갱노노' PC버전 화면

 


그 앱은 '호갱노노'로, 지도를 기반으로 한 아파트 시세 검색 서비스였다. 호갱노노엔 우리가 원하는 몇 개 지역의 매매가와 전세, 반전세 등 다양한 시세 정보가 낱낱이 공개돼있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앱에서 원하는 아파트를 검색했다. 그렇게 몇 달간 검색하며 정보를 모았다. 원하는 자금, 시기가 맞아 떨어질 때까지는 하루에 한번씩 확인했다. 

 

우리는 결혼하기 4달 전, 거주 희망 지역에 나온 아파트 몇 곳을 둘러봤다. 우리가 정해둔 몇 가지 조건을 따져 한 곳을 선택해 가계약을 했다. 결혼식 2달 전, 최종 계약을 마쳤다.

 

 

자금 대출 : 필요한 돈, 대출 한도와 금리를 비교해 골랐다



결혼 준비에 모아둔 돈을 사용하기에 큰 무리는 없었으나, 아무래도 집을 구하는 덴 비용이 들어 우리도 자금 대출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 때는 필요한 돈, 대출 한도, 이자 등을 고려했다. 그 결과 3가지 방법으로 돈을 빌릴 수 있었다.

 

1. 은행 및 정부의 신용 대출

2. 회사 전세자금 대출

3. 부모님 도움


우선 은행의 신용 대출 상품에 대해 말하면, 재직 중인 회사와 연계한 특별 대출이 있었다. 임직원 우대에 따라 금리가 낮은 상품이었다. 대신 대출 한도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조금 낮았다. 물론 회사에서도 빌릴 수 있었다. 이 또한 시중 금리에 비해 높지 않은 이자율을 자랑했다. 회사를 그만두지 않을 때까지는 돈을 갚지 않아도 됐다. 다만 퇴사한 이후부터 원금과 이자를 같이 갚아야 하는 구조였다. 이외엔 정부에서 제공하는 자금 대출도 찾아봤다. 바로 ‘주택도시기금’이다. LH, SH 등 주택 관련 공기업과 주택자금전세자금 대출을 해준다. 여기엔 버팀목 전세자금, 내집마련디딤돌대출 등이 있다.




신혼부부 전용 전세자금

 

 

이 자금은 저렴한 이자로 돈을 빌려줘 신혼부부의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데 돕는 데 쓰인다. 최대 1억 2천만 원까지 지원하며 이자는 연 2%대다. 600만 원을 보증금으로 내면 나머지는 공사에서 지원한다. 대신 이를 받기 위해선 둘의 월 급여가 합쳐 350만원 미만이어야 한다. 주택도시기금 홈페이지에 가면 설명이 나온다. (참고로 올해 1월 기준, 법이 개정돼 신혼부부 전용 상품이 출시됐다.)

 

이자율이 낮고 맞벌이를 하는 데 월급여가 350만 원 미만인 (예비)신혼부부라면 1순위로 고려할 수 있는 상품이었으나, 주위에선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9급 공무원 부부를 제외하곤 모두 받지 못했다. 두 사람의 급여를 합하면 기준치보다 높아 대출 받는 게 어려웠기 때문이다. 어쨌든 은행에 가서 신혼부부 대출을 상담할 경우, 이자를 따져 각자 상황에 맞는 대출 상품을 추천해준다. (관련 링크 : http://nhuf.molit.go.kr/FP/FP05/FP0502/FP05020401.jsp)

 

마지막으로 부모님께 도움을 받는 일이 있었다. 부모님이 흔쾌히 도와주신다고 하시는 경우가 있다. 금액은 집안 사정에 따라 다른데, 만약 n억 원 이상을 증여받을 경우, 비용의 30%에 이르는 상당한 재산세를 증여하는 이가 내야 한다. 부모에겐 상당히 부담되는 지원금액이 아닐 수 없다. 이 때문인지 주위에선 n천만원 내외의 비용을 지원받는 사례가 많았다. 받고 있는 연봉에 근무년을 감안한 금액인 경우였다. 그에 따라 계산하면 부모는 증여세를 내더라도, 적게 낼 수 있어 주변에선 많이들 선호했다.

 

여러 상황을 따졌을 때 우리는 국가에서 지원하는 대출보단 회사와 연계한 은행의 대출 금리가 가장 낮았다. 그래서 4억 원 전세금에 필요한 나머지 금액 대출을 받았다. 결혼식 두 달 전, 그렇게 모은 돈과 대출금을 합쳐 집을 계약했다.

 

 

온전히 ‘서로’를 위해 알아보는 건 집이다

 

결혼식을 손님 초대의 개념으로 보면, 타인의 방문을 고려해 여러 가지를 신경 쓰게 된다. 수용 인원과 장소에 기인해 식장을 잡기도 하고, 내가 예쁘고 싶어 드레스를 고르지만 결국 '사진'에 잘 나오고 남이 보기에 아름다운 옷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에 비해 집은 어떤가. 우리의 하나 됨을 약속한 뒤 함께 하며 오래도록 살아가야 하는 곳이 '집'이다.


현재 사는 이 집을 선택하기까지 우리 부부는 부모님과 함께 충분한 의견을 나눴고, 정당한 비용을 치르기 위해 대출도 알아봤다. 이후엔 원하는 동네에서 집을 구하고 싶어 꾸준히 둘러봤다. 한 공간에서 적어도 2년을 함께 지내야 하는 곳에 더 많은 관심과 정성을 기울여야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이 점을 잊지 않고 모두 만족할 만한 집을 구할 수 있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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