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해 : 결혼 준비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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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DINGHAE 매거진

게임하는 부부, 특별한 혼수 준비법

같은 취미를 가진 부부의 살아가는 이야기

2019.03.21 11:48:39 / 조회수12,101

대부분 사람들은 결혼 전, 많은 로망을 가진다.

 


따스한 아침 햇살 받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눈을 뜬다던가, 서투른 음식솜씨로 만든 아침밥을 히히덕대며 먹는 꿈. 힘든 일을 끝내고 들어온 하루  마무리에 날 반갑게 맞아주는 내 동반자를 한껏 세게 안아주는 이쁜 그림들. 총각에겐 상상만인 로망 한가득이다.

 

이런 로망이 맞는 것인지 확인차 또, 취미를 공유하는 신혼 부부의 이야기를 취재하기 위해 작은 호프집에 들렀다. 살면서 첫 인터뷰라고 한껏 들떠있는 친구는 현재, 결혼 2년 차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는 중이다. 총각인 에디터는 결혼 로망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아니, 로망은 무슨 연애할 때 한 번도 안 싸웠는데 결혼하고 나서 별것도 아닌 걸로 싸운다. 샤워하고 몸 제대로 안 닦고 나와서 물 떨어진다고 엄청 혼남.”

웃음 꽃이 핀다. 물론, 당사자만 빼고.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지? 이런 걸로 엄청 싸운다. 어떡하냐 평생 이러고 살았는데”

그런데 친구는 이렇게 혼나고 싸우는 게 마냥 싫지만은 않은가보다.

 

“근데 다른 선배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집에 들어가는 게 너무 재밌다.
제일 친한 친구가 기다리고 있으니.” 

 

 

 

 

 

“같이 사는 게 재밌다”

 

 

“재미있다”는 친구의 이야기가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내 사람과 재미있는 하루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드라마 같은 내 로망보다 훨씬 로맨틱하게 들렸다.

이 신혼부부에겐 특별한 연결고리가 있다. 연애할 때부터 그들이 함께 했던 ‘게임’ 이 바로 그 연결고리다. 다시금 남정네들의 마음을 뛰게 하는 멋진 로망이 생겼다. 게임을 와이프와 함께 한다고? 세상에! 아침은 시리얼을 먹더라도 그 생활은 무조건 재미있겠다. 듣기만 해도.

 

에디터: 어제 게임 중 왜 이렇게 일찍 나갔나?

친구: 와이프가 배고프다고 야식 먹자고 해서. 치킨 시켜놨었다.

에디터: 말은 하고 나가야지. 그래도 친구로서 게임보다 소중한 것이 생겼다는 게 느껴져서 뿌듯(?)하다. 역시 유부남!(엄지척)

친구: 그렇다. 게임보다 와이프랑 수다떠는 게 훨씬 재미있다.

에디터: 그건 와이프가 같이 게임 해줘서 그런 거 아닐까?

친구: 맞다. 여자친구일 때부터 여자친구가 게임을 같이 하니까 오히려 함께 하는 게 즐거워 졌다. 니네랑 하면 이제 재미없다.

에디터: 배신자...

 

 

 

 

“나랑 잘 놀아줘, 나도 너랑 잘 놀아줄게”

 


에디터: 혼수준비도 특별하게 했다고 들었는데?

 

친구: 남들이 주로 사는 가전제품과는 조금 다른 준비를 했다. 와이프와 머리 싸메고 커플 게이밍 컴퓨터를 맞추려고 용산을 들락날락했다. 나는 그래픽카드에 조금 더 관심이 있었는데 여자친구는 그돈으로 더 좋은 게이밍 마우스와 키보드를 맞추자 해서 또 입씨름 좀 했다.

에디터: 결국 어떻게 맞췄나?

친구: 알면서 뭘 묻냐. 당연히 와이프 하고 싶은 데로 맞췄지. 남들은 모를 거다. 10만 원짜리 마우스를 들고 웃고 있는 와이프 표정을. 나는 명품가방 들고 있는 줄 알았다.

친구는 연애 당시, 그리고 결혼을 준비하면서도 남들이 “우와~”할만한 좋은 옷 가방 구두 하나 못 해줘서 너무 미안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와이프는?

“돈 많고 차 좋은 남자 되려고 하지 말고, 나랑 잘 놀아주는 남자면 돼. 그럼 나도 너 잘 놀아줄게.”라 했단다.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 난 너에게 관심이 있고, 너도 나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넘어서, 너와 함께 있겠다고 하는 서로에 대한 약속이다.

에디터: 알기론 tv를 원래 잘 안 보지 않나?

친구: 맞다. tv보면서 사실 별 감흥을 못 느낀다. 요즘 뉴스는 아침에 핸드폰으로 같이 보면 되고. 그래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tv는 혼수품목에 들어가 있지도 않았다.

에디터: 사실 많은 여성분이 게임을 한다. 그런데 게임하는 부부는 낯설긴 하다.

친구: 다른 부부들은 어떻게 하는지 잘 알진 못한다. 그런데 이게 우리 부부가 우리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방법이다. 결혼이란 게 남들이 말하는 것처럼 마냥 행복할 수 없다. 그런데 우리가 살면서 마냥 행복했던 적이 있나? 적어도 나는 없었다. 가끔은 엄청 행복하다가, 어느 날은 훌쩍 떠나고 싶을 정도로 우울하다가도 또 별 생각 없어지기도 한다. 결혼생활도 마찬가지다. 그런 일상을 공유하는 게 결혼생활 같다.

에디터: 많은 한국 사람들이 ‘취미’를, 정작 일 때문에 저 뒤편에 미뤄두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즐기고 사니까, ‘재밌다’고 하는 것 같다.

친구: 사실 와이프가 많이 이해해 준 거다. 어떤 꼰대 선배는 우리 면전에 대고 “어떻게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사냐”고 했었다. 2세 교육에 안 좋고 뭐 어떻고…

에디터: 사실 나도 그 선배 의견에는 동의 못하지만 그게 현재 많은 기성세대의 생각이거나 혹은 전통적인 관념일 것이다.

친구: 맞다. 그런데 그걸 떠나서, 이건 우리 부부의 취미이다. 게임이 좋아서 하는 것도 있지만, 그 친구랑 같이 살면서 낄낄댈 수 있는 많은 일 중 하나이다. 나는 게임을 하든 안 하든, 그 친구와의 일상이 재밌다. 그게 내가 결혼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게임은 우리 일상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이다.

에디터: 솔직히 말해라. 그 연결 고리가 게임이어서 행복한 것도 있지 않나.

친구: 내가 그렇다고 말해버리면 이거 인터뷰 쓸 수 있나? 맞다. 맞아. 사실 너무 고맙다. (큰웃음)

 

 

 

“너와 살기 잘했다”

 

 


에디터: 게임을 하면서 생긴 기억나는 에피소드를 말해달라.

친구: 남들은 다 내가 잘해서 와이프를 시킨 줄 알지만, 와이프가 더 잘한다. 나는 선천적으로 그쪽(에디터)처럼 재능이 없다. 가족끼리 운전연습 못 시켜주듯이, 게임 못 알려준다. 와이프에게  혼난적이 딱 두 번 있었는데 그게 승급전에서 나 때문에 졌을 때와 그 다음날 아침 그게 다시 기억났을 때다.

에디터: 그 기분 안다. 난 최선을 다했는데 내 손가락이 나를 배신하는 그 기분. 근데 손가락이 와이프까지 배신해서 퍽 난감했겠다.

친구: 난감한 정도가 아니라, 나중에는 내가 이렇게 욕먹을 정도로 잘못한 건가 싶더라. 특히 출근하는데 밥 먹다 말고 나갔을 때는 나도 화가 나더라. 그래서 그날 연차 내고 점심부터 연습했다. 욕 안 먹겠다고.

에디터: 사장님이 아시나? 게임하러 휴가 쓴 것?

친구: 그건 중요하지 않다. 사장님은 내가 그만두면 남이지만, 난 이 게임 못하면 매일 보는 사람에게 밥도 못 얻어먹게 생겼는데.

에디터: 흥미진진하다. 그래서?

친구: 그 친구가 퇴근해서 연습하고 있는 나를 보니, 안쓰럽고 미안하고 했는지 옆에 아무 말 없이 와서 앉아 있다가 뽀뽀를 해줬다. 그때 문득 너무 행복했다. 이렇게 서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과 함께 살고 있다는 게. 그 친구도 나한테 미안하고, 귀엽고 그랬겠지.

에디터: 그래서 휴가 낸 건 안 혼났나?

친구: 다들 해피엔딩을 기대하겠지만, 한 번 더 혼났다. 그래서 내가 “승급전 이기면 용서해줘!”라고 했더니 못 이기는 척 넘어갔다. 다음날 주말이라, 하얗게 불태웠다.

에디터: 결국?

친구: 승급했다. 사실 나보다 와이프가 더 열심히 하더라. 남편 기 살려주겠다고. “많이 늘었네~”하는데 이 여자랑 살기 잘했다 싶더라.

이 남자는 게임을 잘하는 부인이 칭찬해 줘서 행복한게 아니다. 그들이 나눌 이야기 거리가 끊이지 않을 사람과 살고 있다는 데서 오는 안도감, 행복감이 아닐까?

 

 

 

 

 

 

“오늘도 너와 일상을 살고있다”

 

 

에디터: 취미를 공유하고 있는 부부로서, 다른 부부들에게 이야기해준다면?

친구: 게임이 아니어도 좋을 것 같다. 누군가와 나눌 이야기가 생긴다는 것은 너무 즐거운 일이다. 그게 영화일 수도 있고 운동일 수도 있고. 중요한 것은 함께 무언가를 하면서 그 사람과 ‘같이 살고 있구나’ 느끼면 된다. 그게 행복이다. 사실 더 멋진 말 생각 안 난다.

더 멋진 말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그게 결혼의 가장 중요한 이야기 아닐까. 누군가와 평생 함께 하기를 결정한다는 것. (물론 친구의 기를 살려주는 칭찬은 하지 않았다.)

에디터: 2세 계획은?

친구: 우리 둘 다 건강검진을 받고 있다. 와이프가 예방접종을 받아야 할 것이 있어서 그게 끝나면 조심히 준비해 볼 생각이다.

에디터: 아기가 태어나면 어쩌면 게임을 못 즐길 수도 있을 텐데.

친구: 당연하지. 그 정도 각오는 하고 계획을 하고 있다. 다만, 나는 남들처럼 와이프가 애 보고 있을 때 게임을 몰래 안 해도 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나중에 내가 애 보고 와이프 게임 시켜주면 되니까.

에디터: 나중에 아이가 크면 셋이 같이 즐길 계획이 있나?

친구: 간혹, 와이프랑 이야기하지만, 걔가 우리랑 하고 싶겠나? 와이프랑 둘이 지지고 볶을 거다.

에디터: 인터뷰에 응해줘서 너무 감사하다. 행복해 보여서 친구로서 너무 기분 좋다.

 

 

맥주 한잔과 땅콩을 먹으며 진행된 인터뷰가 끝나고, 친구는 일이 있어 못 온 와이프의 사과를 전하며 집으로 들어갔다. 일상을 함께 한다는 것. 그리고 그래서 행복하다는 것. 그걸 결정하는 것이 결혼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깃거리이다. 그리고 그것은 신랑 신부가 평생 나눌 대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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