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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구할 땐 가격, 형태, 위치만 중요한 게 아니야

요모조모 잘 따져서 결혼 '집' 구하기 - 2

2019.03.29 11:45:25 / 조회수375

처음 집을 구할 때였다. 다들 집값, 위치(접근성)가 중요하다며 입을 모았다. 집을 구하고 나니 맞는 말임을 느꼈다. 집을 알아볼 땐, 가진 예산에 맞춰 집의 형태를 고민해야 하는 동시에 접근성도 고려해봐야 한다. 접근성을 따져보는 이유는 요즘 대부분 부부가 맞벌이기 때문이며, 동시에 자녀가 생겼을 경우, 조부모가 육아에 도움을 주실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집 구할 땐 이 점을 가장 중요하게 따져봐야 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앞서 말한 요건은 집을 구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고, 365일 매일 그 집에서 살아야 하는 우리는 삶의 질을 높이고 풍요롭게 하기 위한 여러 조건을 좀 더 살펴봐야 한다. 당시 집을 구했을 때의 아차 싶은 사례를 설명해보겠다.

 

 

 

 

무더운 8월, 우린 그 집을 선택했다.

닥쳐올 재앙을 모르고

 

우리 둘뿐 아니라 양가 부모님의 힘을 모아 집을 구하던 중이었다. 서로의 일터와 가까우면서도 이전에 누리던 삶의 질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우리는 자연히 눈만 높은 상태에서 집을 알아봤다.

 

'서울의 중심이면서도 모든 편의시설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어야 했으며, 역세권을 선호함.'


그 결과 몇 개 동네를 추려 탐방을 다니기 시작했다.

 

 

1. 직장까지 지하철로 20분, 새 아파트
이곳은 어른들께서 추천한 곳이었다. 우리의 예산으로 구할 수 있는 새 아파트로, 그 지역은 재개발로 인해 모든 게 지어진 지 얼마 안 된 동네였다. 쾌적하고 깨끗한 게 최대 강점이었고 단지도 지하철역과 1분 거리였다. 다만 모두의 직장과 멀었다. 대중교통이 있다고 해도, 최소한의 대중교통만 존재할 뿐이었다. 아직 제대로 된 인프라가 조성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특히 저녁에 간 그곳은 아파트 단지만 있어서 깜깜했다. 마트와 인근 편의시설을 가기도 꽤 겁났다. 그렇게 첫 번째 알아본 곳은 PASS 했다.

 

2. 2호선, 한강 조망권의 20년 된 아파트
두 번째 동네는 1번 지역보다 원하는 조건을 두루 갖춘 곳이었다. 무엇보다 2호선이 근처였고 바로 앞은 한강이었다. 근처에 큰 쇼핑몰 내에 영화관, 카페 등이 있어 다양한 편의 시설을 이용하기 좋았다. 문제는 아파트 상태였다. 들어가기 전 구석구석 수리가 필요했다. 매매가 아닌데, 굳이 돈을 들이며 들어갈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그래도 여러 조건이 모두 부합했기 때문에 그곳에서 첫 살림을 차릴지 고려를 하던 즈음이었다.

 

어느 날 어떤 사실을 알게 됐다. 그 지역이 서울시에서 바퀴벌레가 가장 많이 나오는 지역 중 하나라는 것이다. 주민들의 방역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벌레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필자는 마음을 완전히 접었다. 점차 걱정되기 시작했다.

 

"우리 집, 구할 수 있을까?"

 

결혼식을 몇 개월 남겨 두었을 즈음이었다.

 

3. 지금 우리의 집
세 번째 집은 우리가 원하는 모든 조건을 갖춘 곳이었다. 역세권에 직장도 가깝고 대형 쇼핑몰이 걸어서 5분 거리인 지금 집은 희망 사항을 모두 갖췄는데, 우리의 예산에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지어진 지 조금 오래됐지만 수리가 돼 있고, 지하주차장도 있다. 이 정도면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진짜 살기 좋은 집 인걸까?

 

집을 구하는 데 가장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고 나면 그제야 진짜 삶에 필요한 여러 요건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1. 너무 많은 주민, 너무 적은 엘리베이터
우리가 사는 아파트는 세대수가 많다. 고층에 사는 우리는 1층에 올 때까지 꼭 한 번은 다른 층을 들러서 내려온다. 출근 시간에 이용했을 때 최대 7층을 거쳐 내려온 적도 있다. 헛웃음이 나올 때도 있다. 이 때문에 엘리베이터 고장도 잦다. 엘레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한두 명씩 늘어날수록 ‘고장 났구나’ 싶어 체념하고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는 편이다. 노후한 아파트, 많은 세대수에 터무니없이 적은 엘리베이터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2. '다 고친 집'이라고 하는 말 믿지 말 것
이 집으로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말은 '다 고쳐진 집'이라는 것이었다. 부동산 사장님은 전에 살던 사람이 월세로 살았기 때문에, 그가 원한 대로 집을 고쳐준 집이라고 했다. 조명도, 부엌도 문짝 페인팅도 모두 새단장을 해 깨끗한 집으로 거듭났다고 했다. 살펴보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누군가 사는 집이었으니 찬찬히 살펴보기 어려웠고, 그들의 말을 믿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가을, 이전 사람이 이사간 뒤 계약서를 모두 지불하고 집을 제대로 보게 됐을 때 비로소, 후회가 몰려 왔다. 그들의 말마따나 고치긴 했지만 정말 '다' 고쳐진 집은 아니었다. 방충망은 삭아서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 있었고, 욕실은 곰팡이가 슬었으며 타일도 군데군데 깨져 있었다. 도배도 할 필요 없이 싹 다 고쳐 놨다지만, 이미 집 안에서 담배를 펴 온 집안이 담배 냄새가 났다. 벽지를 갈지 않고는 바로 살 수 없었다. 결국, 도배와 장판 및 방충망과 입주 청소를 모두 마치고 나서야 입주할 수 있었다. 그들의 말을 듣고 나서도 더욱 꼼꼼히 확인해 봤어야 추가 비용이 들지 않았을 거다.

 

 

 

 

3. '비'가 올 때 방문해봐야 한다
우리가 사는 집은 고층의 복도식 아파트다. 앞뒤로 바람이 불어 시원하지만 비바람이 몰아칠 땐 문제가 불거진다. 그러고 나면 종종 문 앞에 물이 고이기 때문이다. 복도식 아파트에서 한 번도 살아보지 않아 이런 문제가 있을 줄 생각도 못 했다. 동시에 비바람이 몰아쳐 문을 열 수 없다. 미세먼지도 심해 결국 ‘에어컨이 필요 없는 집’이어도 에어컨을 두 대나 설치했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비가 올 때 꼭 한번 후보군 아파트를 방문해보길 바란다.

 

그럼에도 만족스럽다, 모든 걸 완벽하게 다 가질 순 없으니까. 이 집에서 산 지 어느덧 반년째다. 그럭저럭 만족하며 산다. 원하는 것들을 최대한 충족하기 위해 발품을 팔았고 최대한 타협하며 골랐기때문이다. 실제로 이곳은 인터넷상에선 정보를 찾을 수 없고, 부동산 사장님이 개인적으로 묻는 이들에게만 내주는 집이었다. 신혼부부와 어린이가 있는 세대가 많이 살아 층간 소음도 있을 법하지만 생각보다는 덜 하다. 단지 내 가로등이 적어 밤엔 길이 어둡고 컴컴하지만 경비아저씨들이 나날이 순찰을 돌며 안전에 힘쓰고 계신다. 지어진 지 20년 정도 된 아파트라서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자라난 나무가 아름다운 조경을 제공한다. 동시에 벌레가 종종 돌아다니기는 하지만 말이다.

 

 

 

 

다른 보금자리로 옮겨가기 전까진 이곳에서 우리 부부는 삶의 기억을 채워갈 것이다. 이 집에 살던 누군가의 흔적을 우리의 기억으로 덮으며, 오늘도 이 집은 함께 시간을 쌓고 빛을 바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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